도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프로젝트로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조성한 비밀정원(Bee-meal) 속 귀여운 손님의 등장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정원 속 식물들 사이로 몸을 숨기더니 이내 온몸에 꽃가루를 잔뜩 묻힌 채 나오더라고요. 😻 여름의 정원은 이렇게 귀여운 것 투성이랍니다!

참! 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니, 눅눅하고 습하죠. 에어컨 바람에 목덜미가 서늘해진 탓에 잠시라도 바깥 공기를 쐐볼까 하고 문밖을 나서면, 수영장인지 도롯가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어요. 언 땅에 봄의 기운이 스며들고, 만물이 피어나던 것이 분명 어제 같은데 억수 같은 장맛비가 쏟아지고 습한 공기와 쨍한 불볕더위만이 이 여름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죠. 그만큼 여름은 참 힘이 센 것 같아요. 한여름을 맞이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들은 잠시 휴지기를 맞이했습니다. 잠시 쉬어가며 하반기 활동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어요. 하반기에는 과연 어떤 초록빛 활동들이 이어질지 기대 많이 해주시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세요! 이번 호에는 이 여름의 공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7월의 뉴스레터를 위해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요즘. 종일 내리는 장맛비에 온전히 창문을 열어두지도 못하고, 선풍기 바람 마저 답답하고 꿉꿉한 공기에 숨이 턱 막히곤 하죠. 하지만 날마다 그렇지마는 않을 거에요. 동네 공원을 산책하거나 아파트 단지에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진 나무 아래에 잠깐 앉아 더위에 흐트러진 숨을 골라보기도 하고요. 한낮만큼 해 저문 밤도 매력적인 한강공원이나 호수공원을 거닐다 보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가는 시원한 여름밤 바람이 당신을 맞이해 줄 거에요. 어느 상냥했던 여름날의 공원을 떠올리며, 님에게 음악 선물을 보냅니다.

주제에 어울리거나 혹은 같이 듣고 싶은 추천곡이 있다면 [여기]에 남겨주세요. 공원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다정히 주고받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라요.

누군가에게 영화를 추천해 준다면 단연 자신 있게 소개하고 싶은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2014년 국내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만 무려 4번은 보았던 것 같아요. 촬영, 미술, 음악, 스토리 모두, 마음속 깊은 무언가를 건드리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거든요.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를 여읜 주인공 폴은 두 명의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어느 날 우연히, 폴은 이웃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하게 돼요. 그리고 그곳에 마담 프루스트가 준 마들렌과 차를 마시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서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원제인 ‘Attila Marcel’보다 개인적으론 국내 제목인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이야기의 핵심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마담 프루스트는 집안 응접실 한가운데에 엄청난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어요. 영화 속 정원이 인상적인 이유는 베란다나 발코니에 만든 정원이 아닌 아파트 장판을 뜯어내고 만든 실내 정원이기 때문일 거에요. 그래서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하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지 않았나 싶어요. 마담 프루스트와 그녀의 정원은 왜곡되고 비틀린 폴의 기억을 되찾게 도와주고, 보이지 않는 심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는 정원 말고도 프랑스의 공원과 나무, 꽃들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답니다. 프루스트와 폴이 매일 비슷한 시간에 같은 벤치에 앉아 나무를 감상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고,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밝힐 수는 없지만 모종의 이유로 피아노에 꽃을 키우는 폴의 모습도 볼 수 있죠.

이번에 소개해드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들이 펼쳐진 프루스트의 정원을 통해, 폴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어루만짐과 동시에 성장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보는 이에게도 공감과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개봉 10주년을 맞아 바로 얼마 전 재개봉했으니,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눅진한 올여름,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영화 한 편이 님께 잠깐의 힐링이 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