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의 정원에는 사람보다 먼저 와 있던 친구들이 있어요. 작은 벌 한 마리,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흙 속을 느릿하게 지나가는 지렁이까지. 그 속에 우리도 함께 발을 디뎠습니다. 가족과 친구, 동료 또는 이웃. 누군가는 손을 꼭 잡고, 누군가는 흙을 만지고 식물을 함께 나르며, 또 누군가는 서로의 마음을 느슨하게 기대며 공원을 거닐었지요. 서울숲, 서울식물원, 서울어린이대공원, 매헌시민의숲, 창경궁 궁궐숲까지… 우리는 이곳저곳에서 ‘공원의 친구’가 되고, 벌과 나비에겐 ‘비밀친구’가 되어 조금 서툴어도, 정성을 담아 도시의 초록을 돌보았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세계 벌의 날(20일)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22일)이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이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정원 속에서 우리와 다른 존재들도, 서로 다른 우리도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 한 송이 꽃이 되고, 여럿의 손길이 한 줌의 숲이 되어준 5월. 그 다정한 초록의 기록을 오늘, 께 전합니다.

from. 봄의 끝에서, 에디터 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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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비가든(Plan-BEE Garden)
플랜비가든은 ‘벌을 위해 계획된 정원(Plan-BEE)’이라는 이름처럼, 수분 매개자들을 위한 식물과 생태적 설계가 담긴 정원입니다. 단단한 맨땅이었던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옛 농구장 자리에 조성된 이곳은, 토양부터 식재까지 세심하게 고민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도시 생물다양성을 위한 작지만 소중한 서식지로 자라나고 있지요. 

플랜비가든의 조성에는 다이닝브랜즈그룹, 두나무, 듀폰코리아의 임직원과 가족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가드닝이 낯설고 서툴렀지만, 어느새 흙을 파고 식물을 심는 일에 푹 빠져버린 참가자 분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에도 꿋꿋이 활동을 이어가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으로 정원의 완성도를 더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플랜비가든은 다양한 기업과 시민의 따스한 손길이 더해지며, 더욱 아름다운 정원으로 자라날 예정입니다.

📍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216, 생태연못 인근

앞서 소개한 플랜비가든 옆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닮은 이끼정원, ‘로코가든’입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정원 조성 프로젝트로, 서울그린트러스트와 로레알코리아, 서울시설공단(서울어린이대공원)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로코가든은 기존 생태계를 해치지 않도록 최소한으로만 개입해, 자생하는 이끼와 현무암 판석을 조화롭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에요. 울퉁불퉁한 괴석이 정원 입구를 이루고 있어, 도시 한복판에서도 마치 자연 속을 걷는 듯한 모험이 시작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정원 조성을 기념해 로레알코리아 임직원들도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요, 무늬 맥문동, 비비추, 옥잠화, 산수국, 바위취처럼 습지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심고, 정원 인근에 배치할 새 집을 만드는 활동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도시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답니다. 도심 속 이끼류는 다양한 곤충, 미생물, 작은 동물들의 서식지가 되어 생물 개체수를 늘리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흡수해 공기질을 개선하고, 토양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앞으로 로코가든은 로레알코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향후 5년간 지속가능한 녹색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입니다.

그 첫 시작은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부양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구립양천 어르신요양센터 내에 있는 햇살정원에서 진행된 <숲에서 쉼!>에서는 향긋한 차와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테라피'와 마음의 위로를 주는 '식물 심기’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며 잠시나마 자신에게 집중해볼 수 있었어요. “가족을 돌보느라 늘 조급하게 움직였는데, 오늘은 흙을 만지면서 나도 잠깐 숨 쉴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는 소감이 이 정원치유 프로그램의 의미를 조용히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KAC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정원이라는 자연의 공간에서 세대와 역할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작은 꽃 한 송이, 따뜻한 흙 한 줌에 마음을 기대어 보는 시간으로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