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속에 숨은 경쟁자를 찾아라

숲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생태계 교란식물'

가을의 기운이 숲과 정원을 물들이는 9월, 숲 속에는 우리가 쉽게 눈치 채지 못하는 숨은 경쟁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생태계 교란종이죠. 겉보기에는 토종식물처럼 친근하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숲과 정원의 균형을 위협하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과 함께, 숲 속 숨은 경쟁자들, ‘생태계 교란식물’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탐험하다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 ; 생태해비타트 & 장안동 식물대탐사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포르쉐코리아는 2023년부터 노후 공원의 그린 인프라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빌리브 인 드림(Bee’lieve in Dreams)’ 캠페인의 일환으로 동대문구의 오래된 공원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죠.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생태 프로그램인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동시에 포르쉐코리아 임직원들이 함께하는 가드닝 봉사활동도 진행했습니다. 함께 만든 두 활동의 이야기를 통해, 공원이 어떻게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지,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가는 초록의 순간을 만나봅니다.

지난 8월에는 장안근린공원, 9월에는 장평근린공원에서 식물대탐사가 열렸습니다. 두 공원은 나무 종류와 서식하는 식물의 풍경이 달라서 참가자들은 서로 비교하며 관찰하는 재미를 만끽했습니다. 특히 8월에 참여했던 분들이 다시 찾아오기도 했고, 첫 경험이 좋아서 친구들을 데리고 온 분들도 있어 활동의 의미가 한층 깊어졌습니다. 나무에 낀 이끼, 풀잎 사이를 오가는 곤충들까지... 공원이 단순히 산책로가 아니라 생명의 작은 우주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조경이나 시민정원사 활동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웠던 ‘배움의 순간’을 반가워했고, 이런 반응을 들으니 앞으로 생태탐사 프로그램을 더 다양하게 확장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진 생태해비타트 두 번째 활동에서는 이전에 만든 야생벌 집 주변에 밀원 식물을 심으며 작은 서식지를 완성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늘어났는데요.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포트 속 식물을 살살 털고, 구덩이를 파서 조심스레 심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공원이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작은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된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며, 직접 만든 집과 심은 식물들이 생태계의 일원이 될 순간을 기대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은 앞으로도 장안동의 식물과 작은 생명들을 기록하고 지켜가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음 탐사와 해비타트 프로그램에도 함께해 보세요. 초록으로 가득한 공원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장평근린공원에 첫 번째 ‘빗물정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난 9월 10일엔 임직원 20여 명이 직접 정원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폭우로 쓸려 내려간 자갈을 다시 채우고, 묵은 가지와 시든 잎을 정리하며 정원의 숨구멍을 되살린 특별한 활동이었죠. 모아진 나뭇가지와 잎은 곤충 서식처로 재탄생했고, 포르쉐 엠블럼을 본뜬 위트 있는 공간도 만들어졌습니다.

🌳 초록 정원에서 발견하는 지속가능성 

정원으로 잇는, 우리 동네 초록정원 이야기

🌞 KAC 정원치유프로그램 '햇살정원’ 조성

봄부터 이어진 치유의 시간, 햇살정원에서 지난 봄부터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해온 KAC 정원치유 프로그램이 정원에 식물 이름표를 만들고 심어보는 활동을 끝으로 한 챕터를 마쳤습니다. 어르신들의 손길로 완성된 정원은 ‘햇살정원’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23일 개장식을 통해 그 문을 활짝 열었어요. 🌱

하지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0월에는 요양종사자와 치매환자 부양가족 프로그램, 그리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이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거든요. 우리 앞에 남은 시간 동안 햇살정원을 통해 어떤 치유의 순간들이 펼쳐질지, 조금 더 기대해 주세요!

💕 무사히 여름을 보내고 온, 느슨한 가드닝

여름방학을 마치고, 느슨한 가드닝이 가을 정원에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쪽빛으로 스카프를 물들이며 정원에 색을 입히고, 좋아하는 시와 동화를 필사하고 낭송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비가 내려 아쉬웠던 날도 있었지만, 가을 햇살 가득한 정원에서의 오붓한 순간이 그 모든 아쉬움을 덮어주었습니다.

방학을 마친 느슨한 가드닝은 이렇게 한층 더 다채로운 모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처럼 느슨한 가드닝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천천히, 그리고 따뜻하게 이어지며 가을 정원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습니다. 🌿

🙌✨ 곳곳을 초록으로 밝힌 소중한 사람들

9월에 만난 공원의친구들

뙤약볕이 사그라들면서, 오랜만에 공원의친구들과 함께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열정가득 공원의친구들이 곳곳에 밝혀준 초록빛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비가와도 굴하지 않아요, 서울아산병원

9월 6일(토) @서울어린이대공원 비밀정원

KB국민은행과 함께한 가을 창경궁 숲가꾸기

9월12일 @창경궁 KB Greenwave숲

다시 만나 반가운 비밀친구들! 과학기술인공제회

9월 19일(금) 서울어린이대공원 비밀정원

영화나 드라마, 책, 음악에는 각자의 색을 지닌 장르가 있잖아요. 그렇다면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을 장르로 규정한다면 과연 어떤 장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공원을 가꾸고, 숲을 키우고, 정원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더 가까워지는 순간을 만드는 우리의 일. 누군가에겐 다큐멘터리 같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로맨스나 힐링 에세이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원플레이리스트에서는 우리가 걸어온 길과 닮아 있는, ‘푸르른 우리의 장르’를 닮은 노래들을 골라보았어요.

햇살이 스미는 가을, 풀잎 사이로 스치는 바람처럼, 잠시 멈춰 서서 귀 기울이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오늘의 공원에서 함께 들어요.

경상남도 함양의 서쪽 위천 냇가에 자리한 곳, 그곳엔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상림(上林)’이 있습니다.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최치원 선생이 한반도 최초로 조성한 인공숲으로, 울창한 나무와 다양한 생태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죠. 

상림숲은 본래 잦은 홍수로 피해를 입던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최치원 선생이 강물의 흐름을 바꾸고 둑을 쌓아 백성을 보호하고, 그 위에 숲을 조성해 수백 년 동안 함양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숲이 바로 상림입니다.

오늘 ‘공원가의 아뜰리에’에서 소개할 이야기는 2013년 이 숲을 배경으로 진행된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바로 상림(上林) 라운드 프로젝트입니다. 도시공원과 예술을 매개로 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로, 사진작가 장민승과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정재일이 이끄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이 함께 참여했죠. 이 프로젝트는 상림숲을 다층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숲을 모티브로 한 영상과 음악, GPS와 매핑을 활용해 상림숲의 다섯 포인트를 따라가며 숲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도록 설계된 것이죠. 관람객은 단순히 숲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숲과 함께 호흡하며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저 역시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처음 상림을 알게 되었고, 십여 년 전 상림숲을 만나기 위해 가방 하나만 들고 직접 함양까지 찾아갔던 기억이 있어요. 봄과 여름의 경계선에서 살랑이는 바람, 갑자기 쏟아지던 소낙비, 그럼에도 환하게 피어난 꽃들… 숲의 풍경과 계절이 주는 감각들이 음악과 어우러져 십여년도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앨범 ‘상림’의 타이틀곡 The Song은 숲에서 직접 채집한 풀벌레 소리, 상림 한가운데서 녹음된 다볕 청소년 관악단과 전문 연주자들의 연주가 어우러져 숲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발걸음, 웃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음악의 일부가 되어 숲을 걷는 시간이 한층 특별하게 다가왔던 순간이었죠.

혹시 기회가 된다면, 올가을의 상림숲을 걸으며 자연과 예술이 함께 빚어낸 여운을 직접 느껴보시길 권해봅니다. 분명 숲의 소리와 계절의 빛깔이 님께도 오래도록 기억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