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찰과 기록으로 잇는 식물이야기

이름을 부르며, 식물을 다시보다

우리가 매일 부르는 식물의 이름, 그 안에는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꽃과 나무의 이름은 세대를 잇는 언어이자, 기억의 흔적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떤 이름들은 우리의 땅에서 자라났음에도, 다른 이의 언어로 불리게 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름을 붙이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우리의 손길이 어떻게  이름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식물의 이름에 담긴 시간과 기억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숲을 관찰하고 기록을 통해 디자인하기

식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서울숲 정원학교> 스케치

올해 서울숲 정원학교에서는 단순히 식물을 심고 가꾸는 법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식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직접 가꾸고 기록하며 관계를 쌓는 시간들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담임 강사 조혜령 선생님은 “식물은 단순한 생물이 아니라, 문화와 권력, 지식이 응축된 존재”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남기는 관찰 노트 한 권, 세밀화 한 장이 도시 생태계를 이해하고 보전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올해의 시작은 여름이 지나 정원 입구를 가득 매운 소국을 이식하고 가지를 다듬는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식물 관리의 섬세함을 배웠습니다. 이후에는 관찰과 기록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정원 안에서 발견한 잡초들을 나란히 펼쳐놓고, 형태와 특징을 살피펴 표본을 만들어봤습니다.

식물세밀화로 잘 알려진 이소영 작가와 함께한 수업에서는 잎맥과 줄기의 질감을 섬세하게 그려보았습니다. 두 차례의 수업을 통해 식물세밀화는 단순한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식물을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식물을 바라보는 윤리적 관점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기도 했죠.

서울숲 정원학교의 배움은 결국 ‘관찰의 힘’을 길러줍니다. 식물을 이름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의 변화를 직접 보고 느끼며 도시 속에서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이곳에서의 배움이 언젠가 ‘도시의 이름 없는 풀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세대의 손끝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서울숲 정원학교는 GS칼텍스 후원으로 서울특별시, 조경하다 열음과 함께합니다.

🌞💚 햇살이 머무는 치유의 정원

햇살처럼 따스했던, 모두를 위한 정원 치유의 날

🙌✨ 계절만큼 무르익어가는 초록손들

깊어가는 가을 공원의 친구들

가을의 공원은 그 어느 계절보다 풍성합니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는 이 시기, 서울 곳곳의 정원과 숲에서도 ‘공원의친구들’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기업 임직원과 시민, 지역단체가 함께 도시의 초록을 돌보고 나무를 심으며 ‘함께 가꾸는 도시의 힘’을 보여주었죠.

잡초를 정리하고 식물을 다듬는 일, 새로운 생명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일, 그리고 그 속에서 마음이 물드는 순간들까지. 공원의친구들이 만들어낸 풍경은 올가을 공원을 더욱 단단하고 따뜻하게 채워주었습니다.

🌳 유한킴벌리와 함께하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9월 26일 @창경궁 유한킴벌리 궁궐숲

🌱 서울숲공원을 생생하게 만들어요

10월 1일(수) & 22일(수) @서울숲공원 생생정원

🍀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 전국 공원 돌보미 봉사활동 with 스타벅스코리아

10월 14일(화) @울산 신천공원  | 10월 17일(금) @수원 | 10월 21일(화) @포항 환호공원

10월 24일(금) @창원 | 10월 28일(화) @대구 신천공원 | 10월 31일(금) @전주

💚 한강숲에서, 미래에셋생명과 함께!

10월 22일(수) @이촌한강공원 미래에셋생명숲

길었던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서야, 정말로 계절이 바뀌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토록 오래 내리던 비가 멎자, 공기 속에 남아 있던 여름의 열기마저 조금씩 걷히더군요. 며칠 사이, 두터운 이불을 꺼내고 긴팔 옷으로 아침 공기를 막게 되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은 부드러워지고 바람 끝에는 차분한 냄새가 맴도는 것 같아요.

가을은 짧지만, 정원가에게는 가장 길게 남는 계절입니다. 식물들이 자신을 덜어내고 내년의 생을 준비하는 시간, 정원은 쉼의 의미를 배워가는 시간이죠. 겉으로는 고요하지만, 그 안에서는 여전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무는 잎을 떨구며 뿌리로 영양을 돌려보내고, 가을꽃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피어나며, 다음 해를 위한 씨앗을 남깁니다. 정원사는 그런 순간을 묵묵히 지켜봅니다. 마른 가지를 다듬고, 흙을 고르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합니다.
언뜻 멈춘 듯 보여도, 사실은 가장 바쁘고 다정한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원과 숲도 비슷합니다. 바람은 투명해지고, 햇살은 낮게 깔리며, 그림자는 길어집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계절의 리듬을 배웁니다. 놓아주는 법, 기다리는 법,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법을. 그래서 가을의 음악은 언제나 조금 느리고, 조금 따뜻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덮어주는 낙엽처럼, 이 계절의 끝자락에서 함께 듣고 싶은 노래들을 담았습니다.

길었던 추석 연휴 동안, 오랜만에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조금 느긋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 속 문장과 스크린 속 장면들이 주는 여운 덕분에 도시 숲과 정원에서 보내는 순간들과도 묘하게 겹치고, 한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힐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답니다.
얼마 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보았습니다. 본의아니게 가장 눈에 띈 건, 역시나 정원과 온실이었습니다. 영화 초반, 정원은 정말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어요. 나무와 꽃, 잔디, 심지어 땅까지 정성스레 손질되어 있었죠.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유만수라는 인물과 그의 가족에게 변화가 생기고, 관계와 마음의 균열이 드러날 때마다 정원 역시 점점 시들고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됩니다.
정원과 온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과 가족의 관계를 보여주는 거울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손길이 닿지 않는 구석, 시든 나무와 잡초가 자란 자리, 그 모든 것이 감정과 사건의 변화를 그대로 담고 있죠. 도시숲단체의 일원으로서 이 장면들을 바라보면 정원이 얼마나 살아 있는 존재인지, 사람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집니다. 혹시 영화를 보실 분이 계시다면, 정원과 온실을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배경으로만 보지 마시고 만수의 내면과 가족 간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고 시드는 공간들을 주목해보세요.

👀🎬그 시선만으로도 영화가 조금 더 깊고 다르게 다가올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