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만든 계절, 느슨하게 이어질 쉼표

2025 느슨한 가드닝 5기

우리가 매일 부르는 식물의 이름, 그 안에는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꽃과 나무의 이름은 세대를 잇는 언어이자, 기억의 흔적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떤 이름들은 우리의 땅에서 자라났음에도, 다른 이의 언어로 불리게 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름을 붙이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우리의 손길이 어떻게  이름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식물의 이름에 담긴 시간과 기억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피어난 첫걸음

G-브릿지 가드너 1기 수료 & 위촉식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던 지난 11월 10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는 G-브릿지 가드너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3개월간 계절을 따라 정원을 돌보고, 작은 생명들의 변화를 관찰하며 함께 손길을 나눈 가드너들이 한 자리에 모인 날이었죠. 수료식 현장에는 서로의 성장을 축하하는 따뜻한 눈빛과 박수, 그리고 작은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엔 낯설고 서툴렀던 발걸음도, 정원을 함께 가꾸며 하나하나 쌓인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게 되었죠. 그 과정을 함께한 모든 순간이 오늘의 수료식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G-브릿지 가드너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과 마음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더 자세히 만나보세요.

🍁🍂 궁궐을 채운 늦가을의 초록 발자국

2025 궁궐숲 캠페인 : 초록유람 & 궁궐숲 가꾸기

궁궐숲은 고요한 단풍으로 물들며 가을의 정취를 전했습니다. 초록유람 가을편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 선택한 팬톤 컬러와 닮은 자연의 색을 숲속에서 찾아보는 ‘네이처 컬러헌트’ 활동을 즐겼습니다. 붉은 단풍잎, 노란 은행잎, 햇살에 반짝이는 이끼까지, 숲은 마치 한 권의 색채 도감 같았죠. 숲 해설과 함께 걷는 동안, 서로 다른 시선으로 담아온 색을 나누며 올가을의 숲을 만끽했습니다. 궁궐숲은 고요한 단풍으로 물들며 가을의 정취를 전했습니다. 초록유람 가을편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 선택한 팬톤 컬러와 닮은 자연의 색을 숲 속에서 찾아보는 ‘네이처 컬러헌트’ 활동을 즐겼습니다. 붉은 단풍잎, 노란 은행잎, 햇살에 반짝이는 이끼까지, 숲은 마치 한 권의 색채 도감 같았죠. 숲 해설과 함께 걷는 동안, 서로 다른 시선으로 담아온 색을 나누며 올가을의 숲을 만끽했습니다.

가을의 절정을 맞아 진행된 올해 마지막 궁궐숲 가꾸기 봉사활동에서는 유한킴벌리 임직원과 시민들의 손길로  여름철 폭염대비를 위해 설치한 물주머니를 제거하고, 지난봄 심은 어린나무들을 살피며 이름표를 달아주는 등 세심한 숲가꾸기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활동 후에는 숲길을 따라 가벼운 산책과 색깔 카드로 자연의 조각을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궁궐숲 가꾸기 캠페인은 지난 3년간 유한킴벌리와 KB국민은행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시민과 기업, 숲이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궁궐숲 캠페인은 처음 3년 협약으로 시작되었지만, 지속 가능한 궁궐숲을 위해 내년에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참여자들의 손길과 마음이 모여, 도심 속 숲이 조금씩 더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기대하며, 내년에도 초록의 궁궐숲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초록이 도시를 바꾸는 순간들

지역·시민·기업이 함께 만드는 도시숲의 기록

올해 들어서 한 번도 빼먹지 않는 하루 루틴이 있어요. 점심을 먹고 나서 잠시 산책할 때, 귀에는 클래식이 흐르고 발걸음은 공원의 길을 따라 느릿하게 이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정원의 하루를 담은 클래식 한 잔이에요. 숲이나 정원, 공원과 어울리는 곡들만 골라봤습니다. 가요나 팝도 좋지만, 아무런 가사 없이 멜로디만으로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이 클래식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저는 산책할 때 윌리엄 볼컴이 작곡한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 Rag)’이라는 클래식 곡을 계속 듣고 있는데, 노오란 햇살이 서울숲 나무들과 벤치 곳곳에 스며드는 순간, 음악과 함께 마음까지 황홀해지더라고요. 제목처럼 우아하기도 하지만, 제게는 따스하고 뭉클한 느낌이 가득한 곡이에요. 공원플레이리스트를 듣는 여러분도, 산책길에서 클래식의 즐거움과 작은 행복을 함께 느껴보셨으면 해요. 오늘 잠시 공원의 하루를 담은 선율과 함께, 마음 한 잔을 채워보세요.

얼마 전,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을 보고 왔어요. 사실 처음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GS칼텍스와 함께하는 서울숲 정원학교에서 특강을 해주신 이소영 식물세밀화가님이 이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신 덕분에 자연스레 궁금해졌거든요.

큰 정보 없이 관람했지만, 영화가 전해준 감동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관계의 섬세한 결을 포착하는 연출도 좋았고, ‘주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자신의 일상을 견디고 살아가는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영화를 보고 나니 포스터가 자꾸 떠올라 찾아보게 되었고, 영화 포스터 작업으로 잘 알려진 스튜디오 ‘빛나는’의 박시영 디자이너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러다 영화GV에 참여한 박시영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어요. 멀리서 보면 꽃들이 주인을 포근하게 감싸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꽃줄기에서 뻗은 가시들이 주인을 에둘러 감싸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삶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한 화면 안에 담아내고 싶었다는 의도가 자연스럽게 읽혔어요. 또 만개하지 않은 꽃봉오리, 장미, 사과가 네모난 얼음 큐브 안에 놓여 있는 모습은 주인이 얼려둔 기억들을 상징한다고 해요. 언젠가 주인의 세계에 봄이 오면 그 얼음이 녹아 다시 피어날 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하고요. 팬데믹 이후 영화관에서 팜플렛이 사라지면서, 이렇게 포스터를 눈여겨보지 않으면 놓치고 지나가게 되는 것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세계의 주인>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질문과 메시지는 어른인 우리가 더 깊게 느끼게 되는 작품이었어요. 무엇보다 주인이 절망 속에서도 스스로 ‘희망’을 선택하고, 자신의 세계의 주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포스터를 잠시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관람 후 다시 마주해보시면, 그 안에 숨어 있던 초록의 언어가 한층 또렷하게 보이실 거예요.